후쿠오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온천 마을인 유후인은
오이타현에서 벳푸와 함께 일본 국내외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나는 신정 연휴 기간에 방문했는데, 외국인 못지 않게 일본인들의 수도 많아 보였다.
관광객이 많은 만큼 유명한 맛집들도 많이 있는 곳이라
유후인 관광 기차인 유후인노모리의 첫 기차와 버스 관광객들이 도착하는 11시 30분 정도를 지나면
맛집으로 알려진 곳에는 빠르게 줄이 생기기 시작한다.
때문에 유후인에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볼 거리를 애써 지나치며 식당으로 향했다.
유후인의 식당들은 크게 두 곳에 나뉘어져 있는데,
유후인역과 인접한 곳에 여러 음식점들이 있고, 긴린코 호수 주변에도 여러 음식점들이 있다.
때문에 몇 유명한 음식점들은 유후인 앞과 긴린코 호수 앞 모두 지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나는 긴린코 호수 주변에 있는 식당을 가기로 결정하고, 큰 길을 따라 멀리 보이는 산을 향해 걸었다.
가장 첫 번째로는 일본식 가정식을 하는 식당에 가고 싶었으나 신정 연휴로 휴무인 날이었다.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또다른 식당이 있었는데 그곳이 이즈미소바였다.
마침 한국에서는 일식집에 가면 흔히 먹던 소바를
일본에서는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본토의 소바의 맛을 기대하며 소바집으로 향하였다.
이즈미소바는 유후인 상점가의 메인이 되는 길을 따라 호수 쪽으로 걷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른 식당에 비해서 문 밖으로 늘어진 줄이 보이지 않아 인기가 없나 싶었는데,
안쪽에 이름을 작성하여 대기를 걸어놓는 방식이었다.
오후가 되기 살짝 전에 방문했었는데 한 20분 정도 기다리니 차례가 왔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장소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20분 정도라면 기다릴만했다.
운이 좋게도 긴린코 호수가 바로 보이는 테라스 자리를 안내받았다.
호숫가에 찬바람 없이 햇살이 드리운 좋은 날씨, 그리고 원목 그대로 만들어진 테이블 덕분에
어떤 음식이 나오더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장 먼저 메뉴판과 함께 차가 제공되었다.
연한 갈색 빛이라 메밀차는 아닌 것 같은데 맛으로는 무엇을 우려낸 것인지 추측할 수 없었다.
차는 원할 때마다 더 따라 마실 수 있도록 디스펜서 비슷한 장치가 옆에 있었다.
적당히 쌀쌀한 날씨에 바깥 풍경을 보며 마시는 따뜻한 차.
식사가 나오기 전에 세 번을 더 따라 마셨다.
이즈미 소바의 가장 기본 메뉴라는 세이로 소바이다.
차가운 소바와 뜨거운 소바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늘상 먹던 대로 차가운 것으로 주문하였다.
소바의 쯔유는 호리병처럼 생긴 작은 자기 병에 나온다.
컵에 쯔유를 소량 붓고, 함께 나온 파와 와사비를 곁들여
소바를 살짝 적셔 먹는 방식이었다.
살얼음이 둥둥 떠 있는, 면을 푹 담가 먹었던 우리나라의 소바와는 달리
세이로 소바는 쯔유의 양이 적고 맛이 상당히 강해서 면을 찍어먹는다는 느낌으로 먹어야 한다.
짠 맛과 달달한 맛이 함께 느껴지는 익숙한 소바의 맛 보다
간장 그대로의 짠 맛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쯔유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어 담백한 소바의 면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소바쯔유가 면과 함께 나오는 오로시 소바이다.
무순과 파, 가쓰오부시, 그리고 유후인의 특산물 중 하나인 버섯이 들어있다.
같이 나온 흰 덩어리는 간 무인데, 메뉴판에는 매운 무라고 적혀있었지만 매운 맛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즈미 소바와 같은 쯔유를 쓰기에 본질적으로 다른 맛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즈미 소바보다 다양한 토핑의 맛들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진한 쯔유를 적절히 찍어먹는 재미는 없지만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는 전부 다 넣게 되면 소스가 걸쭉해지면서 지나치게 무의 맛이 강해서
적절히 넣는 것을 추천한다.
[접근성] ★★★☆☆
[쾌적함] ★★★★☆
[서비스] ★★★★★
[ㅇ맛ㅇ] ★★★☆☆
: 본토의 소바를 먹어보고 싶다면,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유후인의 날씨가 너무 좋다면 꼭 후보로 넣어야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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